하회마을을 방문한 영국 여왕의 에피소드들.jpg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g3HbJq2izW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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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위 짤에 나온 스티븐 브라운
주한 영국대사의 설명처럼
한국 고유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안동 하회마을이 여왕의 방문지로 선정되었다.
4월 21일 하회마을을 방문한 여왕은
여러 가지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여왕이 방한했을 때 에피소드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
서애 류성룡의 종택 충효당에 들른 여왕이
처음에는 구두를 신은 채 마루에 올라갔다가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게
한국의 관습이라는 말을 듣고
구두를 벗은 뒤 맨발로 실내에 들어간 장면.
서양에선 바깥에서 맨발을 공공연히 드러내길 꺼리지만
한옥 실내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만 하는데
여왕이 한국 문화를 존중해 맨발로 들어가자
취재하던 외신 기자들의 카메라가 집중되었다.
담연재 앞뜰에서 진행된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관람하던 여왕은
공연단의 구성, 정부의 지원 여부 등을
통역사에게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는데
탈놀이 반주로 농악이 연주되는 동안
가락에 따라 발을 구르며 장단을 맞췄다.
아마도 여왕은 자기 앞에 놓여진 탁자가
바닥까지 가려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지만
우리가 보다시피 발 부분이 드러나는 구조였고,
BBC가 이걸 포착해
69개국에 생중계로 송출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
음악에 발 맞추는 여왕'이라고 보도했다.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한 4월 21일은
73세 생일날이었는데
'일국의 여왕께서 생일을 맞았는데
그냥 지나간대서야 양반 고을의 법도가 아니다'라고
안동시가 주한영국대사관을 설득해
한국 전통 방식으로 차려진 생일상을 받았다.
당초에는 축수(祝壽)의 의미로
술잔에 따른 청주를
입만 대는 걸로 계획했으나
여왕은 잔을 다 비워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하회마을을 떠난 여왕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으로서
고려 시대에 세워진 극락전이 유명한
봉정사를 찾았는데
사찰의 스님이
'혹시 힘드시거나 어려울 때
봉정사를 생각하며 평온을 찾아달라'고 말하자
여왕 바로 옆에 있던 통역사는
여왕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고뇌가 스쳐지나가는 걸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여왕이 한국을 국빈 방문하기 3년 전에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가 불화 끝에
1996년 이혼하면서 왕실의 평판이 떨어졌고
방한 2년 전인 1997년에는
다이애나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함에 따라
왕실 폐지 여론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통역사의 저 말에 대해서
아주 근거가 없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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