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담
2024.04.04 22:19

이사하고 느낀것

조회 수 26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1. 아무리 돈 써서 포장이사해도 이사는 ㅈㄴ 힘든거다. 
2. 이사하는 날 마침 비가 온다면 마음 속으로 비 오는 날 이사해야 부자가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자꾸 되뇌어야 한다. 안 그러면 더 ㅈ같으니까
3. 동네 인테리어 가게 중에는 쌩양아치 새끼들이 많다. 전등도 안 갈고 인테리어 쓰레기 다 버려두고 마감 청소도 안 하면서 돈은 2천 넘게 달라는 미친것들도 있다. 
4. 각오는 했지만 돈이 너무 많이 깨진다. 어제 오늘 이사만 했는데 이사 업체, 각종 청소 업체에 부동산 복비에 근 300가까이 공중분해가 된다. 

 그래도 이사가 끝나고 나서 집을 둘러 보면 내가 아직은 차근 차근 올라가고 있구나 라는 뿌듯함이 생긴다. 결혼 전에는 7평도 안 되는 원룸에서 그냥 저냥 살면서 취미에 전심전력이었었는데 결혼을 하니까 이제 리얼 라이프에 치중할 수 밖에 없어진거지. 돈이 없어서 아파트에는 못 들어가지만 그래도 7평 남짓 원룸에서 살던 과거에 비해서는 참 많이 성장했지. 

 인생에는 큰 파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파도가 얼마나 클지, 어느 정도 빈도로 밀려들지 알수없지만 핵심은 내가 그 파도를 거스른다는게 많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파도를 타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그렇게 살려고 삶의 방향을 잡았다. 지금도 딱히 무언가를 극복한다거나 그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지는 않지만 천운인 건지 결혼하고 결과적으로는 모든 일이 다 잘 풀리네. 

 이런 순간이 올 때마다 중학생 때 잘 다니던 회사를 스스로 발로 차고 나온 친부가 떠오른다. 당신이 퇴사한 그 길에 사온 대게를 가족들이 모여서 먹었던 그 풍경이 생각난다. 당시 중학생이 었던 나는 그 때부터 두려웠다. 그 풍경은 아늑한 느낌도 있었고 맛있는 대게에 기분이 좋았기도 했지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친부와 계모의 이야기가 목소리와 달리 상당히 심각하고 무거웠기에 그 12월을 끝으로 우리는 새로운 고난의 시작을 하게 될 것이라는 걸 나는 온 몸으로 느꼈었다. 그래서 그 끝과 시작의 그 부분이 언제나 두려웠다. 매년 12월이 되면 20년이 지나도 날 따라다니는 망령같은 그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특별한 일 없이 조용히 지내보기도 하고 오히려 더 많은 이벤트를 만들어 떠들썩하게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되었던 그때의 순간들이 너무도 끔찍했기 때문에 난 언제나 그 망령이 내 온 몸을 훑고서 '이번은 그냥 넘어가 주지.'라고 말하며 비릿 웃음을 남기고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금도 완전히 극복한건 아니지만 결혼을 한 이후에는 그 아픔에 조금은 의연해진 것 같다. 결국 과거는 과거이고 내 옆에는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고 나는 이렇게 성장하였으니까. 이제서야 이 낡은 욕창과 고름을 들여다보고 짜낼 용기가 생겼으니까. 

 이사를 끝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는 그래도 부모의 야이기라는 사실을 근거로 예견된 미래를 두려워 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리석게도 지나버린 과거를,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얽매여 바보같이 살았다는 생각. 어린 나보다 못하다니. 

 여전히 미래는 알 수 없다. 그것이 순리고 진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렘을 안고 살아갈지, 아니면 두려움을 안고 살아갈지는 스스로의 몫이니까, 나는 설렘을 안고 살아가기로 또 한번 다짐한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이 ㅈ같은 이사를 다시 안 하길 기원하며......
 
목록

유머/자유 게시판

유머를 포함하여 국내 정치 이외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시판 입니다

  1. No Image notice

    우리 사이트는 스퀘어발 난민을 환영합니다

    Date2023.12.18 By뉴리대장 Views865 Votes5
    read more
  2. No Image notice

    사이트 이용 규칙(2024.02.23. 수정) (17)

    Date2022.06.29 By뉴리대장 Views3351 Votes33
    read more
  3. No Image notice

    수위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 (3)

    Date2022.07.04 Category공지 By뉴리대장 Views1515 Votes12
    read more
  4. No Image notice

    유머/자유 게시판 이용 안내 및 규칙 (7)

    Date2022.06.29 Category공지 By뉴리대장 Views1806 Votes19
    read more
  5. No Image

    [충격]오재원 추가혐의 밝혀져...공범은 수사중...

    Date2024.05.05 Category잡담 By머레보 Views26 Votes0
    Read More
  6. 포르자호라이즌5에 아반떼 N 추가됨 (4)

    Date2024.05.04 Category잡담 ByIIIiiiIIiIIIi Views86 Votes1
    Read More
  7. [FGO] 2024.05.04.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5.04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12 Votes0
    Read More
  8. No Image

    이젠감독까지?? 감독은 뒷돈받고...선수는 마약..학폭...그다음은??

    Date2024.05.04 Category잡담 By머레보 Views17 Votes0
    Read More
  9. [FGO] 2024.05.03.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5.03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11 Votes0
    Read More
  10. No Image

    착하게 살고 싶은데 또 ㅈㄹ하게 만드네 (6)

    Date2024.05.03 Category잡담 By루돌프NDCT Views56 Votes2
    Read More
  11. [FGO] 2024.05.02.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5.02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15 Votes0
    Read More
  12. 삼겹살보다 김이 문제 (2)

    Date2024.05.02 Category유머 By사막눈여우 Views27 Votes2
    Read More
  13. No Image

    프로야구 왜이러나? "야구선수 남친, 상습적으로 손찌검…팬 무시에 원나잇까지" 폭로글 (1)

    Date2024.05.02 Category잡담 By머레보 Views27 Votes1
    Read More
  14. 노동절 기념) 일자리에 대한 교황의 기도.jpg (3)

    Date2024.05.01 Category유머 By바티칸시국 Views88 Votes3
    Read More
  15. [FGO] 2024.05.01.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5.01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21 Votes0
    Read More
  16. [FGO] 2024.04.30.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4.30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56 Votes0
    Read More
  17. 대만여행 말아먹은 이야기 풀어봄 (2)

    Date2024.04.30 Category잡담 ByIIIiiiIIiIIIi Views37 Votes2
    Read More
  18. [유머]인도드라마 CG (2)

    Date2024.04.30 Category유머 By사막눈여우 Views41 Votes2
    Read More
  19. No Image

    재활글 10

    Date2024.04.29 Category창작(자작) By야미카 Views34 Votes0
    Read More
  20. [FGO] 2024.04.29.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4.29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23 Votes0
    Read More
  21. 당태종 이세민 모에화.jpg (1)

    Date2024.04.28 Category유머 By바티칸시국 Views48 Votes0
    Read More
  22. 아이패드 사려고 하는데 ... 이거 고민이넹 (2)

    Date2024.04.28 Category잡담 By전탐정이죠 Views41 Votes0
    Read More
  23. No Image

    내 차 운전석 시트가 고장난줄 알았지.... (2)

    Date2024.04.28 Category유머 By루돌프NDCT Views45 Votes1
    Read More
  24. [FGO] 2024.04.28. 데옹 메이드복 영의 실장 기원

    Date2024.04.28 Category게임 Bymadmouse Views22 Votes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26 Next
/ 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