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라고 해봤자 20대 초반에 봤지만) 봤을 땐 감동적이라 여겼던 부분들이

 

나이 먹고 보니까...나도 이젠 프로 불편러가 된 건지, 아님 인식이 변한 건지 여하튼 생각이 바뀐 부분들이 있더라

 

1. 모리타카(주인공중 그림 작화 쪽) 아빠가 모리타카하고 말 안 하고 엄마를 통해서 대화 하는데(???)

 

어릴 땐 별 생각없이 넘어갔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상한듯? 아들하고 원수 진 것도 아니고, 어디 외국에 전근간 것도 아닌데, 아들하고 얼굴도 안보고 대화도 안함. 이유를 모르겠음

 

2. 주인공 할아버지가 주인공 삼촌이 쓰던 작업실 열쇠 가지고 있다가

 

주인공이 만화가 되겠다니까 "우리 손자 다 컸구나. 장하다" 면서 물려줌

 

어릴 땐 감동적인 장면이었는데...머리 크고 보니 둘째 아들이 죽은 방을, 그것도 안에 있는 만화책 수백권 전부 안 버리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그것도 몇년 동안? 게다가 먼지도 없는거 보니 관리나 청소도 하던 모양인데?

 

그 할아버지 좀 이상한거 아닌가? 그리고 만약 주인공이 만화가 안하겠다고 했으면 그 작업실 그냥 놔뒀을 건가...?

 

3. 나카이(뚱뚱한 어시)가 아오키라는 여자 작가 집앞에서 "전 당신 포기 못해요, 저랑 다시 콤비 짜주세요!" 이러면서 그림 그리고

 

아오키가 그거 감동해서 다시 콤비 짜는 장면 있는데

 

어릴 땐 감동적인 장면같았는데, 다시 보니까 그냥 스토킹임...애초에 두 사람은 비지니스적인 관계였으니 아오키가 콤비 짜줬어야할 의리도 없고, 애초에 아오키가 나카이한테 다시 콤비짤 생각 없다고 분명 말했음...

 

4. 편집자가 주인공 일행한테 개그 만화 강요하는 부분있는데

 

결국 주인공 일행이 열받아서 신참 작가들이 응모할 때 "우리도 점프에서 짤렸으니까 신참 작가 맞음!" 이러면서 자기들도 딥다크한 만화 응모하는 장면 있음

 

어릴 땐 저 편집자가 악당처럼 묘사돼서 주인공 일행한테 공감했는데, 지금 보니 주인공 일행이 민폐 끼친거 맞음

 

그나마 이 장면은 만화 내에서도 쉴드 없고, 주인공 일행 깜

 

5. 위에꺼에서 이어지는데

 

저 편집자한테 시달리던 다른 작가가 편집장한테 가서 "편집자가 자꾸 개그 강요합니다. 편집자 바꿔주세요!" 이렇게 내부고발하는데

 

편집장이 그 작가하고 주인공 일행까지 집합시키더니 "니네가 개그 만화보다 더 좋은 만화가 나오도록 노력했어야지!" 이러면서 일갈하는 장면 있음

 

이 장면에서 편집장이 카리스마 있게 연출되고, 나중에 주인공 일행도 "ㄹㅇ 우리가 노오력이 부족해서 그래 ㅠㅠ" 이래서 편집장 말이 옳은줄 알았는데

 

머리 커서 보니 그냥 꼰대 발언 같음...애초에 명작 만화 보여줘도 그 편집자가 "그딴거 관심없고 개그 만화 그리라니까!" 이러면서 퇴짜 놓는데 어쩌라고...?

 

6. 주인공중 그림 담당이 과로로 쓰러지니까

 

걔 엄마가 "제 아들 죽이지 말아주세요" 라고 편집장한테 부탁해서

 

편집장에 몇년 동안 휴재하기로 하는데

 

이땐 주인공이 이빨 뿌득뿌득 갈면서 "나 죽어도 좋으니까 연재 중단만큼은 안됩니다!" 이러고

 

동료 작가들도 연재 강행 지지하는 장면 있음

 

어릴 땐 주인공 꿈 무시하는 엄마 캐릭터가 이상해보였는데, 다시 크고 보니 엄마가 정상이고 주변인이 비정상 같더라...?

 

애초에 아들이 과로사 하겠다는데 찬성할 부모가 어딨음? 그리고 주인공은 또 편집장한테 "만약 제 삼촌이 과로사 안했으면, 그냥 연재해줬을 거죠?" 이딴 소리하는데

 

아니, 당연한거 아님...? 만약 현실에서 "소년 점프, 삼촌과 조카를 과로사로 죽이다" 이런 기사 나오면 점프 잡지가 난리날 텐데

 

당연히 편집장 입장에선 조심해야지...설령 기사 안 나온다 치더라도, 편집장이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람을 둘이나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텐데?

 

근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일행은 그냥 "꿈을 좇는 아름다운 젊은이들" 뭐 이런 연출이고 편집장, 주인공 엄마는 꼰대처럼 연출됨...

 

그리고 거기까진 이해한다 쳐도 주인공 아빠, 할아버지는 "사나이가 꿈 좇다가 과로사할 수도 있지, 냅둬라!" 라는 대사까지 치면서 병문안도 안 오는데 이건 편집장 껀보다 더 이상한데...?

 

뭐, 사실 "우정, 노력" 을 강조하는 소년 점프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아무튼 그래서인지 10, 20대 때 재밌게 본 소년 만화들이 30대 돼서 보니까 좀 다르게 보이는 부분들이 있더라. 40대 되면 또 달라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