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옛날신문) LD(레이저디스크) 불법 복사 비디오 "기승" (1992.6.16 중앙)

by 잉여고삼이강민 posted Aug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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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6.16 중앙.png

LD(레이저디스크) 불법 복사 비디오 “기승”
수입불허·삭제 안 된 작품 큰 인기
점조직 판매망 통해 정품의 반값에 거래

 

 레이저디스크(LD)를 복사한 불법 비디오테이프가 대량 유통돼 단속이 시급하다.
 이 불법 비디오 제작은 복사 원판인 LD 자체가 대부분 몰래 국내 반입된 것이어서 2중으로 비디오시장을 교란하는 한편, 공연윤리위의 심의를 유명무실케 하는 더 큰 문제를 낳고 있다.
 극장용 영화나 비디오는 모두 공윤의 수입심의를 거친 다음 본심의 과정에서 폭력·선정적인 장면을 수정·삭제하고 개봉되거나 출시된다.
 그러나 LD를 불법복사한 비디오는 공윤심의를 받지 않고 베꼈기 때문에 아예 수입불허된 작품마저 나돌고 있고 공윤에서 문제가 돼 잘린 장면이 그대로 모두 수록돼 있어 사는 사람들에게 공범의식마저 조장한다.
 예를 들어 외설적인 무대매너로 유명한 미국 팝 가수 마돈나에 관한 영화 『마돈나—진실 혹은 대담』은 공윤에서 일부 장면이 삭제돼 국내 개봉됐으나 이 영화의 LD를 불법복사한 테이프는 문제장면이 그대로 남겨진 채 청소년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이들은 특히 『에마뉘엘 부인』 시리즈 등 수입이 안 되는 영화나 정식수입된 성인용 영화라도 공윤에서 지나친 장면을 수정한 영화를 집중 복사하는 수법도 서슴지 않고 있다.
 불법비디오 업자들은 점조직 판매망을 갖춰 ▲정품 비디오의 반값인 1만 원 이하라는 점 ▲영어자막 처리가 돼 있어 영어공부에 도움을 준다는 점 등을 들어 일반 직장·대학 등을 돌며 판매에 나서고 있다.
 또 『인어공주』 『판타지아』 등 월트 디즈니의 명작 만화영화의 경우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있을 뿐 아니라 영어 조기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학부모들이 나서서 이를 구입하기까지 한다는 것.
 더욱이 이들 중 판매가 용이한 극장개봉영화의 경우 보통 극장 상영이 끝난 3~6개월 후에야 비디오로 나오게 된다는 점을 악용, 이 기간 중에 집중판매에 나서 비디오 유통시장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다. 이에 더해 화질이 좋은 LD에서 직접 복사한 작품이어서 정품에 비해 화질이 전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품 비디오를 출시한 업체와 재개봉관 등의 극장에선 LD 복사품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비디오대여점까지 가세헤 수입불허된 영화나 삭제 안 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관객들의 호기심을 노려 이같은 불법 테이프를 몰래 대여하고 있어 불법비디오 유통을 부채질하고 있다.

〈채규진(菜奎振)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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