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연예인 중에서 누구보다도 파란많은 곡절을 겪은 사람은 심영이다. 그는 연기생활을 통해 공훈배우로 각광을 받아왔지만 1953년 남로당 숙청 당시 한 차례 걸려들었다가 간신히 모면하고, 1960년 한설야가 숙청될 당시에 다시 사상검토를 받은 후, 공훈배우가 된 지 20년이 넘도록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다가 1971년에 숙청되어 평양 삼신탄광 탄부로 떨어졌다. 그러자 영화배우로 있던 그의 딸 심영옥과 아들 심승보까지 삼신탄광으로 강제 추방되었다. 그 후 심영은 탄부로 고역을 치루다가 1973년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는데, 그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에 자식들 앞에서 「내 평생에 제일 큰 실수는 공산주의를 따른 것이다. 너희들을 두고 가자니 내 마음이 안 놓이는구나. 이 다음에 통일이 되면 나를 서울에 갖다 묻어 다오…….」라고 유언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1976년에 귀순한 남파간첩 김용규 씨가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자전 수필을 엮은 책 《시효인간》에 나온 내용이다.
서슬 퍼런 유신 정권 때 나온 반공 수기이므로, 위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곤란하다.